"민주주의를 가벼이 여기지 말라", 고대 정치외교학과/정경1반 학생회원 및 연서명자 33인, 2025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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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민주주의를 가벼이 여기지 말라
● 작성자: 정치외교학과/정경1반 학생회원 및 연서명자 33인 일동
● 형태: 대자보, 성명문
● 발표일: 2025년 05월 22일
● 서명자 분류: 대학생
● 키워드: 민주주의, 정치 풍자
민주주의를 가벼이 여기지 말라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주점 논란에 부쳐
석탑대동제 첫 날인 지난 5월 20일 화요일, 군사 기밀 서류 디자인을 차용해 제작한 주점 홍보물이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인스타그램 계정과 에브리타임 등에 게시되었다. 메뉴판의 배경으로 72년 10월유신 당시 계엄사령관이었던 육군 대장 노재현 명의의 포고령 원문이 삽입된 한편, 그 내용에는 ‘좌파게티’ 등 다분히 커뮤니티 발로 보이는 용어가 사용되며 '속이 꽉 찬 계엄말이'와 같이 이번 불법 계엄 사태를 가벼이 여기는 듯한 메뉴명이 보이기도 했다. 같이 게시된 홍보글에서는 '협치 거부', '입법 폭주'와 같이 쿠데타 수괴 윤석열과 그 동조 세력이 불법 계엄령을 정당화하며 즐겨 써오던 용어가 함께 들어 있었다.
혹자는 정치 풍자로, 단순한 '해프닝'이니 웃어 넘겨도 좋다고 말한다. 양쪽을 '모두 까기'했는데 무엇이 그렇게 문제냐고도 한다. 그러나, 그 ‘모두 까기’의 허울 좋은 균형의 저울 위에 우리 선배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이룩한 민주주의 자체를 파괴하려던 이들과 그들이 쓰는 말을 함부로 올려두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권위주의로의 후퇴를 꾀했던, 정치적 자유를 공공연히 탄압하고 수많은 이들이 희생될 지도 몰랐던 일을 단순히 양비론으로 볼 수 없고 그것이 흐리멍텅한 농담 거리가 되어서는 더욱 안된다.
실제로 정치 풍자를 하고자 하였더라도 그 내용과 표현에 문제가 있었으며, 그를 통해 전달하고자 한 내용에 오류가 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그 이후에 성원들이 보인 태도를 고려하면 이를 웃어 넘기고 말아도 그만이라고 하기 어렵다. 풍자의 내용은 그 대상과 다른 대상 사이의 관계,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대중들의 공통적인 의식에 의해 형성된다. 석탑대동제 주점은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생회가 참여하는 공식 행사인 만큼 그 내용에 있어 대중들의 의식과 동떨어진 내용과 표현을 담지 않았는지 성찰하여야 한다. 국민의 절대다수가 이번 계엄령이 잘못되었다고 여기고 있고, 헌법재판소 결정을 통해 그것이 위법하고 위헌적이며 중대하기까지 하다는 평가가 이루어졌다. 만일 이러한 행위를 당연히 웃어넘길 수 있는 모종의 해프닝인 양 치부해버린다면, 이번 계엄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마냥 웃음거리로 소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인식과는 큰 괴리를 보일 수밖에 없다.
또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이었는지도 들여다보아야 한다. 계엄 사태를 비롯한 한국 정치 현실을 풍자하고자 목적하였다고 자신들이 스스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 풍자를 통해 무엇을 전달하고자 한 것인가? 정작 드러난 것은 ‘윤석열라맛있는두부김치’의 메뉴 홍보물에 윤석열의 담화문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속이 꽉 찬 계엄말이’, ‘3시에 하니까 되잖아! 10시 30분에 하니까 날아가지’ 등이었다. 그나마 풍자로 볼 수 있는 요소는 ‘한덕수’ 메뉴의 설명 정도다. 그 외에는 정치인들의 이름을 이용한 언어유희나, ‘좌파게티’ 등의 우익 커뮤니티 용어를 사용한 메뉴들이 전부였다. 과연 이러한 내용의 홍보물과 10월 유신 당시 포고령을 그대로 옮겨놓은 메뉴판을 사용한 주점이, 주장하는 것처럼 ‘대통합’을 기조로한 것이라 볼 수 있는가?
마지막으로, 여러 언론에서 문제시하여 다루고 이를 비판적으로 여기는 사람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반응으로서 일부 성원이 보인 행위는 가히 몰지각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고려대학교는 이번에 이들이 단순히 배경으로 삼았던 '10월 유신'에 앞장서 반대하였다.
또한, 이번 계엄 사태에서 민주적 학생총회를 통해 모은 압도적인 학생들의 총의로 윤석열의 쿠데타를 저지하는데 앞장선 학교이기도 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저지른 실책은 더욱 중대할 수밖에 없다. 그러한 상황에서 일부 성원이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비속어를 사용하며 비판하는 이들을 모두 ‘선비’로 몰고, ‘개 사과’ 사진을 사용하며 분노한 이들을 조롱하는 행각을 보고서 통탄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이 어떤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한들 외부 구성원에게 정치외교학과의 공통된 의견이 계엄을 희화화 내지는 옹호하고 일전에 우리가 정경대 학생총회와 전체 학생총회에서 모았던 총의를 뒤엎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이러한 사안에 있어 통렬히 비판하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지는 못할 망정 이러한 경거망동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 아니라 정치외교학과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학생회장이 입장에서 밝힌 것처럼, 정치외교학과가 한국 사회의 중요한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그러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시도는 언제든 지지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역할을 하기 위해 이러한 문제에 있어 누구보다 날카로워야 하며 또한 그 표현 방식이 무엇이든 그 문제에 있어 진지하게 응답해야 한다. 지금처럼 쿠데타로 인한 위험이 완전히 사그라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지난 12월부터 서로 확인한 용기와 저항 정신을 발전시키는 데에 있어 우리가 앞장서야 할 것이다. 계엄 후의 혼란 극복을 위해 대통합을 해야 한다는 의식은, 쿠데타를 기도해 온갖 것들을 파괴해 놓고 노골적인 혐오가 세상에 드러나도록 한 사회의 종양들을 어설프게 기워내려는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사회에 대해 진지하게 목소리를 내려 했다면, 심각한 사건을 억지로 웃음거리로 끌어내려 꾀죄죄하게 뒤섞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날카로운 분석과 통찰을 제시했어야만 한다.
따라서 우리는, 압제에 맞서는 데에 앞장섰던 자랑스러운 전통을 계승하는 정치외교학과의 책임을 다하는 일원으로서, 동료 학우들에게 날카로운 비판을 담은 고언을 보낸다. 부디 이 고언이 우리 정치외교학과의 일원들이 성찰하고 각성하도록 하는 계기이자 진정으로 우리가 사회 문제를 비판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처방이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우리 학과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분노하고 실망한 많은 사람들에게 정치외교학과의 모든 구성원이 그러한 가치관을 따르고 있지 않음을 밝혀 두는 한편, 학생회 회원으로서 적극적으로 이러한 사태를 막지 못했음을 반성하고 사과드린다. 부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생 사회가 다시금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 진정으로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존재로서 거듭나기를 바란다.
2025. 05. 22
정치외교학과/정경1반 학생회원 및 연서명자 33인 일동
● 작성자: 정치외교학과/정경1반 학생회원 및 연서명자 33인 일동
● 형태: 대자보, 성명문
● 발표일: 2025년 05월 22일
● 서명자 분류: 대학생
● 키워드: 민주주의, 정치 풍자
민주주의를 가벼이 여기지 말라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주점 논란에 부쳐
석탑대동제 첫 날인 지난 5월 20일 화요일, 군사 기밀 서류 디자인을 차용해 제작한 주점 홍보물이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인스타그램 계정과 에브리타임 등에 게시되었다. 메뉴판의 배경으로 72년 10월유신 당시 계엄사령관이었던 육군 대장 노재현 명의의 포고령 원문이 삽입된 한편, 그 내용에는 ‘좌파게티’ 등 다분히 커뮤니티 발로 보이는 용어가 사용되며 '속이 꽉 찬 계엄말이'와 같이 이번 불법 계엄 사태를 가벼이 여기는 듯한 메뉴명이 보이기도 했다. 같이 게시된 홍보글에서는 '협치 거부', '입법 폭주'와 같이 쿠데타 수괴 윤석열과 그 동조 세력이 불법 계엄령을 정당화하며 즐겨 써오던 용어가 함께 들어 있었다.
혹자는 정치 풍자로, 단순한 '해프닝'이니 웃어 넘겨도 좋다고 말한다. 양쪽을 '모두 까기'했는데 무엇이 그렇게 문제냐고도 한다. 그러나, 그 ‘모두 까기’의 허울 좋은 균형의 저울 위에 우리 선배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이룩한 민주주의 자체를 파괴하려던 이들과 그들이 쓰는 말을 함부로 올려두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권위주의로의 후퇴를 꾀했던, 정치적 자유를 공공연히 탄압하고 수많은 이들이 희생될 지도 몰랐던 일을 단순히 양비론으로 볼 수 없고 그것이 흐리멍텅한 농담 거리가 되어서는 더욱 안된다.
실제로 정치 풍자를 하고자 하였더라도 그 내용과 표현에 문제가 있었으며, 그를 통해 전달하고자 한 내용에 오류가 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그 이후에 성원들이 보인 태도를 고려하면 이를 웃어 넘기고 말아도 그만이라고 하기 어렵다. 풍자의 내용은 그 대상과 다른 대상 사이의 관계,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대중들의 공통적인 의식에 의해 형성된다. 석탑대동제 주점은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생회가 참여하는 공식 행사인 만큼 그 내용에 있어 대중들의 의식과 동떨어진 내용과 표현을 담지 않았는지 성찰하여야 한다. 국민의 절대다수가 이번 계엄령이 잘못되었다고 여기고 있고, 헌법재판소 결정을 통해 그것이 위법하고 위헌적이며 중대하기까지 하다는 평가가 이루어졌다. 만일 이러한 행위를 당연히 웃어넘길 수 있는 모종의 해프닝인 양 치부해버린다면, 이번 계엄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마냥 웃음거리로 소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인식과는 큰 괴리를 보일 수밖에 없다.
또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이었는지도 들여다보아야 한다. 계엄 사태를 비롯한 한국 정치 현실을 풍자하고자 목적하였다고 자신들이 스스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 풍자를 통해 무엇을 전달하고자 한 것인가? 정작 드러난 것은 ‘윤석열라맛있는두부김치’의 메뉴 홍보물에 윤석열의 담화문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속이 꽉 찬 계엄말이’, ‘3시에 하니까 되잖아! 10시 30분에 하니까 날아가지’ 등이었다. 그나마 풍자로 볼 수 있는 요소는 ‘한덕수’ 메뉴의 설명 정도다. 그 외에는 정치인들의 이름을 이용한 언어유희나, ‘좌파게티’ 등의 우익 커뮤니티 용어를 사용한 메뉴들이 전부였다. 과연 이러한 내용의 홍보물과 10월 유신 당시 포고령을 그대로 옮겨놓은 메뉴판을 사용한 주점이, 주장하는 것처럼 ‘대통합’을 기조로한 것이라 볼 수 있는가?
마지막으로, 여러 언론에서 문제시하여 다루고 이를 비판적으로 여기는 사람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반응으로서 일부 성원이 보인 행위는 가히 몰지각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고려대학교는 이번에 이들이 단순히 배경으로 삼았던 '10월 유신'에 앞장서 반대하였다.
또한, 이번 계엄 사태에서 민주적 학생총회를 통해 모은 압도적인 학생들의 총의로 윤석열의 쿠데타를 저지하는데 앞장선 학교이기도 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저지른 실책은 더욱 중대할 수밖에 없다. 그러한 상황에서 일부 성원이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비속어를 사용하며 비판하는 이들을 모두 ‘선비’로 몰고, ‘개 사과’ 사진을 사용하며 분노한 이들을 조롱하는 행각을 보고서 통탄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이 어떤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한들 외부 구성원에게 정치외교학과의 공통된 의견이 계엄을 희화화 내지는 옹호하고 일전에 우리가 정경대 학생총회와 전체 학생총회에서 모았던 총의를 뒤엎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이러한 사안에 있어 통렬히 비판하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지는 못할 망정 이러한 경거망동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 아니라 정치외교학과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학생회장이 입장에서 밝힌 것처럼, 정치외교학과가 한국 사회의 중요한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그러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시도는 언제든 지지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역할을 하기 위해 이러한 문제에 있어 누구보다 날카로워야 하며 또한 그 표현 방식이 무엇이든 그 문제에 있어 진지하게 응답해야 한다. 지금처럼 쿠데타로 인한 위험이 완전히 사그라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지난 12월부터 서로 확인한 용기와 저항 정신을 발전시키는 데에 있어 우리가 앞장서야 할 것이다. 계엄 후의 혼란 극복을 위해 대통합을 해야 한다는 의식은, 쿠데타를 기도해 온갖 것들을 파괴해 놓고 노골적인 혐오가 세상에 드러나도록 한 사회의 종양들을 어설프게 기워내려는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사회에 대해 진지하게 목소리를 내려 했다면, 심각한 사건을 억지로 웃음거리로 끌어내려 꾀죄죄하게 뒤섞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날카로운 분석과 통찰을 제시했어야만 한다.
따라서 우리는, 압제에 맞서는 데에 앞장섰던 자랑스러운 전통을 계승하는 정치외교학과의 책임을 다하는 일원으로서, 동료 학우들에게 날카로운 비판을 담은 고언을 보낸다. 부디 이 고언이 우리 정치외교학과의 일원들이 성찰하고 각성하도록 하는 계기이자 진정으로 우리가 사회 문제를 비판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처방이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우리 학과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분노하고 실망한 많은 사람들에게 정치외교학과의 모든 구성원이 그러한 가치관을 따르고 있지 않음을 밝혀 두는 한편, 학생회 회원으로서 적극적으로 이러한 사태를 막지 못했음을 반성하고 사과드린다. 부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생 사회가 다시금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 진정으로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존재로서 거듭나기를 바란다.
2025. 05. 22
정치외교학과/정경1반 학생회원 및 연서명자 33인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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