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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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 지구적 기억의 연대와 소통

연구계획

"지구적 기억의 연대와 소통" 연구 프로젝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구적 차원에서 기억의 지형이 냉전체제의 구축, 식민지 민족해방 운동, 반전·반핵운동, 68혁명, 페미니즘과 사회적 소수자 운동, 지구화와 탈냉전, 대규모 인구이동 등의 세계사적 격변과 맞물려 변화해온 과정을 추적한다.

"얽혀있는 역사"(entangled history)를 원용한 "얽혀있는 기억"(entangled memory)의 관점에서, 각국의 영토화된 집단적 기억들이 국민국가의 경계를 넘어 어떻게 얽혀있고 또 어떻게 상호 참조, 모방, 갈등, 경합하면서 지구적 기억 구성체를 형성해왔는가를 고찰하려는 것이다. 그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구적 차원에서 형성된 식민주의, 전쟁, 제노사이드에 대한 기억 담론을 탈영토화함으로써, 서구중심주의적 기억연구를 극복하고 연대와 소통을 위한 지구적 기억 구성체를 도모한다는 이 연구의 목표와도 잘 부합된다. 이 연구프로젝트 1단계는 "얽혀있는 역사에서 얽혀있는 기억으로"라는 주제 아래 수행된다.

1년차인 "기억연구의 계보학"은 기억의 서구중심주의를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4T (Transdisciplinary, Transnational, Transregional, Transtextual)에 바탕을 둔 기억연구의 인식론 및 방법론을 모색한다. 이를 위한 새로운 방법론적 시도로서 기존의 기억연구가 주목하지 않았던 의사학 및 뇌과학 분야의 방법론을 활용할 수 있다. 가령 별개의 분야로 인식되던 뇌과학과 역사학의 공유 가능한 지점을 찾아내고, 그 과정에서 서로가 이해 가능한 단어와 개념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이러한 시도는 식민주의, 전쟁, 제노사이드라는 고통의 기억을 가로질러 지구적 연대와 소통의 새로운 생각과 방법의 가능성을 우리에게 제공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SNS 등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억공간에 대한 연구를 통해 시민사회의 역사행동주의(history activism)와 기억행동주의(memory activism)가 가져다 준 지구적 연대의 가능성을 비판적으로 타진한다.

2년차인 "기억과 주체"는 문서와 기록 중심의 공식기억에서 기억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던 역사적 행위자들의 증언과 경험에 바탕한 풀뿌리 기억에 주목한다. 예컨대 탈식민적, 반세계화주의 상상력은 민족국가주의라는 거대 대안담론을 지양하고 가장 힘없는 사회적 약자들의 삶에 관심을 기울인다. 이는 역사적 행위에 대한 책임, 집합적 죄의식,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분법을 넘어선 역사적 연루(Implication)의 얽혀있는 메커니즘을 드러내는 작업이기도 하다. 2년차에는 역사적 행위자들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 만큼, 일상의 미시적인 차원의 기억연구가 함께 진행될 것이다.

3년차인 "동아시아 기억공간"의 주요 목표는 기억론적 전회이다. 그것은 역사갈등과 '기억전쟁'으로 점철된 동아시아의 얽혀있는 역사를 얽혀있는 기억의 맥락에서 비판적으로 접근하여 동아시아 기억공간을 재구성한다. 예를 들어, 패키지 투어 등을 통해 집단기억이 생산, 편집, 소비되는 메커니즘, '재현'(representation)을 통해 생산, 소비되는 집단기억, '신체 혹은 촉각적 경험'(tactile experience)을 통해 생산, 소비되는 집단기억 등의 상호 관계에 주목한다. 특히 중국의 한국 및 일본 관광 패키지가 어떻게 내셔널리즘 내러티브를 재생산함과 동시에 국가를 넘어서는 기억의 연대를 이루어내는지를 살펴볼 것이다.